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희망통신

이해인 수녀님의 시

혜자템 2024. 4. 21. 15:34

목차



   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.

     

    나는 문득

    외딴 마을의

    빈집이 되고 싶다.

     

   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

   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

   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

     

    깔끔하고 단정해도

   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

   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

    한 채의 빈집

     

    어느 날

   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

    "음, 마음에 드는데...."

    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지어줄

    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.